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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이론, 컨퍼런스

'NDC 큐라레:마법도서관 시나리오 포스트모템' 를 보고

by Hoほ 2023. 8. 29.

http://ndcreplay.nexon.com/NDC2015/sessions/NDC2015_0044.html#c=NDC2015&t%5B%5D=%EA%B2%8C%EC%9E%84%EA%B8%B0%ED%9A%8D&p=2

 

NDC Re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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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은 큐라레를 해본 적이 없다. 최신 전자기기와 연이 멀었고, 그래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 당시 알고 있던 게임이 드래곤 플라이트, 앵그리버드와 같은 지나가다 보면 누구쯤은 하고 있을 법한 게임이니만큼 말 다했다. 

 개인적으로 큐라레를 향한 인상은 별난 게임이다. 아직 밈이라는 말을 제대로 쓰지도 않던 시절 인터넷에서 웃으며 볼만한 것들이 게임 속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에 와서도 이른바 병맛게임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광고나 몇 개 걸고 없어질 게임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게임으로 말이다. 지금에 와서는 없어져서 해볼 수 없는 게 아쉽기만 한 게임의 포스트모템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큐라레 : 마법도서관
모바일 CCG (collectible Card Game)
모에 계열 미소녀 게임, 가챠기반BM

큐라레에서 시나리오 라이터의 목표
상품성 있는 캐릭터와 세계를 만들어낸다.
꾸준한 이슈를 만들어낸다. 

큐라레의 캐릭터 론 
기호화된 캐릭터성을 조합한다. (많은 수의 캐릭터를 관리하기 위한 방법)
ex) 캐릭터성 = 장점 3 + 결점 1
다수의 장점과 결합된 결점은 그 자체로 캐릭터성이 된다. 

차별화
같은 요소를 공유하더라도, 세부적인 차별화를 만든다.
욕망과 공포의 베리에이션 (같은 변태라도 욕망이 전부 다르다.)

큐라레의 약의 성공적인 사례와 실패사례의 차이
바이럴의 효과 - 긍정적 입소문
긍정적와 부정적의 차이는 곧 익숙함의 차이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것을 싫어하고, 익숙한 것은 지겨워한다.
파격은 공감대에서 한 발자국만 더 나가는 것 - 너무 멀리가서는 공감대를 잃게 된다.

낯설게 하기
>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표현하는 방법
> 지각의 자동화를 피하기 위한 방법
> 정보의 과포화 세계에서 콘텐츠가 살아남는 방법

가치있는 이야기란?
산업 논리가 지배하는 게임 업계
개인의 만족 + 회사의 만족 = 가치

 큐라레는 이른바 캐릭터를 파는 게임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그들이 게임 속 세계에서 살아간다. 세계관 속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고 유저들은 돈을 지불해 가챠 형식으로 캐릭터를 소유하려 한다. 큐라레는 속성을 나름의 비법(?)을 통해 잘 버무려 캐릭터들을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세부적인 차별점을 통해 더욱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매력을 제공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된다.

 

 큐라레가 진행한 많은 시도는 모든 게 성공적이지 못했고, 다 실패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그 차이를 양주영 시나리오 작가님은 공감대에서 한 발자국 나아간 선택에 있다고 하고 있다. 너무 익숙하지 않은 것은 공감대를 잃어버리고, 너무 익숙한 것은 지겨운 대상일 뿐이다. 그렇기에 조금씩만 나아가야 하는데 그 기법으로 낯설게 하기를 들고 있다. 말로 설명하면 쉬워보이는 일이겠지만 실재로는 어려우리라. 흔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어디를 어떻게 만져야 낯설지만 익숙한 이야기가 되는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지금 양주영 시나리오 작가님이 활동하는 블루아카이브를 예로 들자면, 블루아카이브의 각 장마다 나오는 스토리는 그리 유별나지 않다. 세상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이들의 웃음과 아픔이 담겨있으며, 전체적인 내러티브 또한 어디에서 봤을 법한 일들이다. 하지만 그 안에 인물들은 박격포를 맞아도 한숨 자고 일어나면 멀쩡히 돌아다닐 수 있는 괴력의 화기로 중무장한 여고생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쉽게 낯설게 하기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익숙함과 낯섬의 억지스럽지만 매력있는 조화를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른 그 어떤 게임들보다 도전적인 시도를 많이 한 게임을 만들면서 가차있는 이야기를 할 때는 회사의 만족을 빼놓지 않는다. 결국 게임은 회사의 지원을 통해 만들게 된다. 게임이라면 돈을 충분히 벌어야 한다. 투자된 금액보다 적은 돈을 가져와서는 게임이 유지될 수 없다. 그러한 와중에 시나리오 라이터는 자신이 전혀 쓰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쓸 수는 없다. 개인의 만족 또한 중요한 요소이니 말이다. 이는 낯설게 하기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것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듯 계속해서 중심을 찾아가는 일이 시나리오 라이터의 고뇌이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