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밀라보레아스를 잡고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직도 해당 스크린샷을 찍으며 즐거워 방방 뛰던 느낌이 신선하게 남아있다. 트라이한 횟수는 오히려 알바트리온이 많았으나, 홀로 클리어했을 때나 친구들을 꼬드겨 같이 잡았을 때의 즐거움은 정말 짜릿했다.
그런데 밀라보레아스는 특별임무의 마지막 임무이지만, 그 다음으로 역전왕 이베르카나가 있다. 어찌보면 몬헌 월드의 정말 마지막 몬스터는 이베르카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역전왕 이베르카나보다도 밀라보레아스의 영향력이 게임 속에서 훨씬 크며, 진정한 마지막 몬스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난이도의 측면에서 그런 것이 아니다. 둘의 난이도는 유저따라 다르리라고 생각되며, 이베르카나는 아이스본의 표지 몬스터이다. 그 차이는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베르카나의 경우, 아이스본의 스토리 중간 구간 쯤에서 나타나 헌터들이 토벌하게 된다. 그 당시에 받는 임팩트는 강력하다. 처음에는 쉬운 몬스터라고 생각되다가, 격룡포를 맞춰서 겨우 쫓아내고는, 얼음을 둘둘 두르고 멀리서 보면 정말 멋지고 화려한 기술들로 헌터들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거기서 헌터들은 이베르카나를 잡고 시나리오를 이어간다. 즉, 이베르카나는 한 번 넘어선 벽이다.
역전왕이 마지막으로 나오지만 헌터들에게는 이베르카나는 이미 수렵한 몬스터이다. 패턴이 추가되고 탬포가 빨라졌으며 데미지가 말도 안되고 늘었지만 NPC의 대화 같은 곳에서도 역전왕 이베르카나에 대한 언급은 없다. 다만 이벤트 퀘스트로 추가됐을 뿐이다. 이미 스토리가 소화됐으나 난이도만 올린 몬스터가 게임의 마지막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흑룡과는 또 다른 메리트의 장비를 주기는 하지만 이는 마지막 몬스터라는 위치에 앉힐만큼 임팩트가 부족하다.
하지만 밀라보레아스의 경우에는 시나리오적 임팩트가 훌륭한 게 설정되어 있다. 과거의 한 왕국을 멸망시켜 이름도 모른채 단순히 명칭으로 밀라보레아스라고 불리우는 흑룡.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접촉은 없었던 왕국의 사람이 와서 그 위협을 알리고 수렵을 위해 퀘스트가 시작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나리오 연출이 직접적인 몬스터의 모습에 집중하던 몬헌 월드에서 시나리오가 첨가된다. 첫 수렵 때는 게임에서 처음으로 NPC와 같이 싸우게 된다. 그리고 둘이 브레스의 위기에 빠졌을 때, 쾌활한 선발단원(에이든)이 몸을 던져 유저를 지켜낸다.
해당 NPC에 대한 애정도는 유저 별로 천차만별이다. 극장판을 보거나 과거에도 몬헌을 플레이한 이들이라면 어느정도 애정도가 있을 것이고, 아니라면 첫 컷신에서 동료로 나오고 잠깐 같이 일한 억척이의 동료로 기억될 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도움따윈 없이 홀로 끝까지 수렵을 해오던 헌터 생활에서 함께 트리이했다는 사실과, 그가 몸을 던져 자신을 지켜줬다는 경험은 유저에게 보다 깊은 몰입도를 전달한다. 여태까지 해온 수많은 임무 중 하나로써 몸을 던지는 것과는 다르다. 해당 임무에 대한 깊은 애착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나리오의 영향과 마지막 특별임무라는 점에서 밀라보레아스는 몬스터헌터 월드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훌륭한 몬스터이다. 하지만 단순히 밀라보레아스만을 투입하기가 아까워 역전왕 이베르카나를 추가시켰지만, 그저 퀘스트만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베르카나라는 IP의 위력에 어울리는 짧은 시나리오를 히든 퀘스트로 추가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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