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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헌터 월드 후기

by Hoほ 2023. 10. 20.

(친구들이랑 갔는데 4분 33초 48분만에 모두가 수레를 탄 모습)

 

좋은 점

- 개발력 (그래픽)

 월드의 그래픽은 끝내준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내 캐릭터가 정말 숲속에 있고, 정말 물 속을 뛰어다닌다. 사막은 이런 느낌이고, 멸망한 문명은 이런 모양을 남기는 구나를 절실히 느낄 수 있다. 좋은 그래픽은 몬스터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되어 있다. 몬스터들은 실로 살아있는 것 마냥 움직인다. 내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각 장비마다 사용하는 패턴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면서도 리얼리티가 강조된 그래픽은 내 캐릭터의 구르기와 타격 모션 등을 보다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라이즈가 평가절하 받는 건 월드의 훌륭한 그래픽 때문이라고 절실히 생각한다. 그만큼 월드의 그래픽은 대단한 개발력을 보여줬다. 아직도 방송 플랫폼에는 월드를 방송하는 이들이 있고 시청자도 많이 남아있다. 나온지 5년이 넘었어도 현역 게임이라 볼 수 있을 정도라는 수준이라 생각한다. 

 

- 전달력 (거대한 자연과 탐험)

 몬헌 월드의 이야기는 구작이나 라이즈와 다르다. 무언가를 지키고 피해를 막기 위해, 혹은 보다 강한 존재와의 대결을 위해 나서던 헌터들은 어디가고 제대로 식민지 개척에 나섰다. 형편 좋게도 전혀 다른 환경들이 있고, 어떤 환경에서든 잘 사는 몬스터들이 우글대는 섬이 마침 나타났고 헌터들을 잔뜩 모아 수렵을 떠난다. 그리고 엄청난 자연의 모습과 엄청난 몬스터들의 모습을 정말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월드의 그래픽과 스토리는 정말 적절한 조화을 이룬다. 월드의 그래픽을 갖춘 폿케마을의 헌터가 주인공인 게임이 나온다면 아쉬운 마음이 클 것이다. 수많은 몬스터가 우글거리고 그에 걸맞는 자연을 통해 몬스터가 살아가는 거대한 자연의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몬스터를 이겨나가는 헌터를 정말 잘 전달해주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

- 단조로움 (상처, 전탄발사, 분노치)

 이는 아이스본에 나온 시스템이지만 원래 몬스터헌터는 G급이 나온 버전이 완성버전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 최근 성행하는 게임을 만들다 말고 출시하는 게임이 많은 건 어쩌면 몬스터헌터가 그 시발점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단조로움을 빼고 월드를 이야기할 순 없다. 원래 몬스터헌터의 전투는 단순하다. 헌터의 기술이 몇 개 없고, 몬스터의 패턴도 보다보면 익숙해지며 중요한 건 패턴보다도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 이다. 그런 단조로움을 벗어나고자한 시도가 더블크로스인 걸 우린 알 수 있다. 월드에서도 그런 시도를 하고 싶었을 것이며 그 결과가 클러치 클로라고 생각한다. 

 장비마다 여러 기술들이 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월드가 전달해주는 거대함은 클러치 클로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부위를 정확히 구분하여 공략하다는 것이 몬스터의 거대함에 대한 인식을 더 강렬히 하기도 하고 스토리적 개연성으로도 클러치 클로는 훌륳하다. 실제로 스토리 상에서 클로를 자주 활용하고 몬스터에 매달리는 방식은 메리트이면서 디메리트 또한 거대한 헌터의 수렵방식으로 볼 수 있기 떄문이다.

 하지만 상처를 낸다는 행위는 몬스터의 약점만을 노린다기 보다 그냥 대미지를 우겨넣는 표적을 만드는 행위와 오히려 상처가 없어지거나 제대로 내지 못하면 괜히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거기에 매달려서 치는 건 상처가 생기고 그냥 치는 건 안 생기는 건 무슨 논리인가?

 라이즈에는 괴뢰거미를 이용해 몬스터를 강하게 당겨 벽에 부딪힌다. 이건 꽤나 좋아한다. 헌터는 실제로 몬스터에 대항하는 존재이다. 그정도 힘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얼굴에 이끼 좀 잔뜩 쐈다고 눈에 뵈는 것 없이 벽에 꼴아박는 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기적인 성능으로 수렵이 단조로워진다. 

 분노치는 위의 두 가지보다 훨씬 게임을 단조롭게 한다. 몬스터헌터의 기본 설정 중에는 몬스터가 분노했을 때는 조심하라는 설정이 있다. 이는 어느 구작에서나 언급되는 내용이며, 월드에서도 초반에 분노한 몬스터에게는 함부러 매달리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월드에서 우리는 도전자를 7까지 챙겨가 클로질 3번과 전탄발사로 녀석의 눈을 충혈시키고 좋아라 때려댄다. 아쉽지 않을 수가 없는 선택이다. 개발 입장에서는 몬스터가 분노한다는 걸 디메리트로 상정하여 클러치 클로에 제한을 두기 위한 선택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몬스터의 상태 레퍼토리가 평상, 분노에 개별적 옵션 밖에 없다는 걸 생각하면 실패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 너무 벌어진 판 

 월드의 세계는 몬스터헌터를 처음 접할 이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걸 우린 알 수 있다. 몬스터에 대한 적절한 채비 없이 사냥을 하는데 대부분 큰 어려움이 없으며, 몬스터의 수도 많고 환경도 정말 다양하다. 그게 형편 좋게 한 섬에 가득 담겨있다. 몬헌을 오래 즐기던 사람들은 몹이 많고 그래픽이 많아 좋다. 새로 유입된 이들은 비교적 도전해볼만한 난이도에 멋진 섬에 많은 몬스터들을 만날 수 있으니 재밌는 게임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전문적으로 ㅁ노스털르 수렵하는 이들이 잔뜩 모여있기에 몬스터에 관한 정보를 정말 쉽게 모을 수 있다. 그에 대한 대응책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즉, 몬스터 수렵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첫 몬스터를 수렵하는 이들을 위한 적절한 판을 벌여놨다는 이야기이다. 그 탓에 게임의 스토리는 갈수록 의미가 없어진다. (이러한 스토리적 단점은 장점으로도 이어지는데, 오히려 수렵 행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몬스터헌터를 하라고 떠먹여주는 판이라는 느낌이 매우 강한 게 단점이라 생각한다. 

 

 

 몬스터헌터 월드를 완벽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경우는 오히려 월드의 여러 측면을 제대로 느끼거나 이해하는데 실패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월드는 장점이 대단한 만큼 단점 또한 대단하다. (아쉬운 점에 장식주 파밍이나 인도하는 땅도 적고 싶었으나 구체적인 피드백을 하는 글이 아니기에 넘어간다.) 그럼에도 정말 재밌는 갓겜이라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는 몬스터헌터라는 ip의 확장에 말도 안되고 성공할 정도로 헌팅이라는 행위에 대한 즐거움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쉬운 몬스터헌터라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대신 편한 몬스터헌터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리고 난이도는 구작들보다 훨씬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보를 모으고, 채비를 하고, 적절히 사용하는 행위들이 온전히 전투에 옮겨간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보편적으로 게임으로서 어필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