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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이론, 컨퍼런스

'NDC [마비노기 영웅전] 신규 캐릭터 개발 일지' 를 보고

by Hoほ 2023. 8. 26.

http://ndcreplay.nexon.com/NDC2014/sessions/NDC2014_0021.html#c=NDC2014&t[]=게임기획

 

NDC Replay

안녕하세요. ‘마비노기 영웅전 신규 캐릭터 개발 일지 화려한 창술의 린을 만나다.’ 강연을 맡게 된 박일호라고 합니다. 저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해드리자면 과거 액토즈 소프트에서

ndcreplay.nexon.com

 해당 NDC는 당시 마비노기 영웅전의 책임연구원이신 박일호 님이 발표하신 내용으로, 신규 캐릭터인 린 개발과정에 관한 컨퍼런스이다.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일을 시작하고 싶은 만큼 캐릭터 메이킹은 필수적으로 읽힐 부분이며, 그에 관한 컨퍼런스라는 생각에 보게 됐다. 

 

마영전에서 신규 캐릭터 개발이란?
마영전이 유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컨텐츠 중 하나 : 신규 캐릭터 출시 > 신규 유저 증가, 유저 복귀 
캐릭터 특징에 따른 플레이 방식의 변화, 새로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 외형적인 매력을 활용한 꾸미기 등

캐릭터 개발
컨셉 정하기 (컨셉에 따른 실루엣, 무기, 이름, 외형, 전투, 스킬 등)

방향성 
동양적인 캐릭터 - 무기, 외형, 전투, 이름, 스킬 등
핵심 방향성 - 동양적인 캐릭터 - 무기 - 창 - 전투 - 창술
핵심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유연하게 개발해 나간다. 

컨셉 공유, 목표와 개발 방향 설정
원화, 배경스토리 / 프로토타이핑 / 마일스톤 / 세부기획 
> 핵심 일정 설정, 전투&스킬, 성장&밸런스, 리소스&사운드, 프로모션, 모션, 모델, 조작, 수많은 액션 조합 등

좋았던 점
전투의 쾌감 / 캐릭터의 차별성 / 밸런스 및 고수 플레이 확립 / 유저 피드백 수용 및 첨삭

아쉬웠던 점 
전투의 방향성 / 밸런스 / 개발 진행 과정 

해결방안 : 경청, 소통, 협상

린의 성공요소
전투의 재미 / 외형적 매력 / 마케팅 / 기존 컨텐츠 / 플레이어의 피드백

 

 당시 신규 캐릭터 린은 마영전에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에 성공했고, 운영 측에서도 성공적인 캐릭터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계획했던 것보다 낮은 퀄리티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와중에도 린은 대외적으로 성공적인 역할을 이뤄냈는데 어떤 점이 주요했을까.

 

 컨퍼런스 발표자이신 박일호 님의 경우는 캐릭터 외형에 대한 찬사를 아끼시지 않았다. 지지부지하던 개발 과정에서도 외형의 첫 모습이 드러나고 나서야 개발자들이 캐릭터의 가능성을 느끼고 개발에 몰두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컨퍼런스 중 할 정도이다. 

 린은 전형적인 중국 무예파 캐릭터의 외형을 하고 있다. 크지 않은 키에 어려 보이는 외모. 슬랜더한 체형에 양갈래 머리를 길게 내려놓고 있다. 클리셰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이는 마영전이라는 8등신의 현실적 비율 캐릭터 속에서 타켓층을 적절히 노릴 수 있는 매력이 있었고, 창술을 다루는 캐릭터라는 컨셉에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외형이 이뻤기에 성공적인 것인가? 단순히 린의 외형만이 잘 뽑혔기에 린이 성공적이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캐릭터 개발에 가장 앞선 작업은 핵심 방향성을 정하는 일이었다. 린은 동양적인 캐릭터가 컨셉으로 뽑혔고, 와중에 창을 무기로 하는 캐릭터였다. 도를 무기로 했다면 일본의 느낌이 강한 캐릭터를 만들게 됐을 것이고, 활을 무기로 했다면 한국적인 캐릭터를 만들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을 창술을 사용하는 동양적인 캐릭터라는 방향성에서 린의 외형 또한 자연스레 만들어졌고, 컨셉에 대한 이해가 충분했기에 캐릭터에 어울리는 이쁜 외형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즉, 멋진 외형도 그에 어울리는 창술과 캐릭터 시스템도 명확한 컨셉의 방향성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게임 캐릭터 개발은 홀로 해낼 수 없은 일이다. 최대한 짧게 내용을 정리하였기에 나오지 않았지만, 게임 속에서 움직이는 린의 모든 작업과 소리, 움직임, 반응 등 여러 리소스들이 많은 이들의 힘을 합쳐 만들어진 것이다. 개발자님의 경우도 아쉬웠던 개발 과정에서의 일들을 보다 팀원끼리 경청하고 소통하고 협상했다면 해결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캐릭터 개발이라는 과정은 많은 이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하며 이뤄지는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즉, 훌륭한 외형의 캐릭터는 외형 아티스트 한 명에 의해 뚝딱 만들어질 수 없다는 현실이다. 

 

 위의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개발 과정에서 팀원 사이의 협업의 중요성, 그리고 협업을 위한 캐릭터의 핵심 방향성 설정의 중요성을 읽어낼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쓰는 입장에서 자신이 즐겁고 쓰고 싶은 글에 사로잡혀서는 안되리라는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등한시 하기 쉬운 부분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시간이었다. 컨퍼런스 본 영상에서는 보다 많은 실제 개발과정을 통해 캐릭터 하나에 얼마나 많은 리소스가 필요한지 알 수 있기에, 실질적 개발과정을 엿볼 수 있던 좋은 강연에 감사하며 이번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