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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이론, 컨퍼런스

'NDC 마비노기 영웅전 시나리오 라이터 포스트모템' 을 보고

by Hoほ 2023. 8. 28.

http://ndcreplay.nexon.com/NDC2014/sessions/NDC2014_0013.html#k[]=모리안

 

NDC Replay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먼저 드릴께요. 그러면 마비노기영웅전 시나리오 라이터 포스트모템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소개 먼저 드리면 제 이름은 이차선이고요. MBC 방송 아카데미에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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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컨퍼런스는 당시 마비노기 영웅전 시나리오 라이터인 이차선님의 강의이다. 부제가 '모리안, 그곳에도 낙원은 없었어' 인데, 개인적으로 마영전은 조금 액션 맛만 보고 그만둔 정도로 즐긴 과거가 아쉽다고 느껴진다. 보다 게임을 진득하게 해봤다면 해당 컨퍼런스를 보면서 보다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에서다. 많은 경험은 다양한 점에서 도움이 되는 듯 하다. 

 

마영전 속 시나리오의 성공과 실패


성공점

플레이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시나리오 투입
npc와 대화 - 퀘스트 진행 - 사냥 의 게임 시스템
일반적 퀘스트 : 몬스터 100마리를 잡아주세요
퀘스트 과제가 아닌, 플레이 이유를 부여 : 100/1의 확률로 병든 아내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구해주세요.

스토리의 리딩
기본적 스토리 - 전체 플롯 - 전투나 컨텐츠
스토리가 먼저 이끄는 구조를 통해 통일성 있는 전투 컨셉, 스킬, 콘티 등을 제작할 수 있었다.

아트와의 협업
자연스러운 협업이 게임 속에 녹아들고, 의도를 교환하며 자연스레 네러티브가 만들어진다.

단독 라이팅
상황에 따른 잡다한 변화 / npc의 고유 말투 / 컷신과 사운드의 조화 등 
여러 콘텐츠와 상황의 변화 속에서도 통일성있는 콘텐츠 제작에 성공 - 한 사람이 쓴 것 같은 통일성이 중요


실패점

라이터의 권한 부족 
스토리와 따로 노는 시스템 (콘텐츠와 시스템 팀의 분리로 인한 협업의 문제 발생)

협업의 오류 
애니메이터 간의 교류 단절로 인한 문제 발생

지원 부족
시나리오 라이팅에 많은 자원이 투자될 수 없다는 게임 업계의 현실 
라이터는 지금 가진 걸 얼마나 효과있게 사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

단방향으로 작성되는 스토리
과거 - 현재 - 미래의 일방향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구조
유저의 플레이 타입에 따라 시나리오적 시간 라인이 꼬이게 된다. 
스토리 클리어 여부나, 퀘스트 진행 여부에 따른 변경을 시도하더라도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절대적인 콘텐츠 양의 부족
1회성 콘텐츠인 스토리의 한계 - 시간과 자원의 한계

 

 마영전의 경우 시나리오에 대한 지원과 밑바탕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가운데서 나름의 성과를 낸 게임이라는 걸 컨퍼런스를 통해 알 수 있다. 그 중 플레이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과 스토리 리딩적인 게임 시스템은 시나리오가 게임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 될 수는 없을지 몰라도 게임의 큰 틀의 위치에서 다른 요소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걸 알 수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단독 라이팅은 웃픈 이야기이지만 하나의 게임 속 세계가 일관성을 지니는 것만으로도 유저들은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반대로 생각했을 때, 일관성을 지키지 못하면 게임이 금방 무너져버린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 시나리오 작업의 어려움 또한 체감할 수 있다.

 

 실패점에서 보자면 모든 게임 시스템을 시나리오가 리딩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며 mmorpg라는 장르적 특징으로 생기는 제약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협업에 관한 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성공적인 사례에서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협업의 문제는 성공과 실패 두 가지에 모두 등장한다. 협업이 잘 됐을 때는 큰 효과가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일관성을 파괴하며 스토리를 무너뜨리는 효과를 일으킨다. 시나리오가 통일성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게임이란 여러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유기체라는 사실에서 우리는 협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알 수 있다. 

 

 해당 컨퍼런스의 질문 시간에 이차선 라이터님이 대답을 해주시는 부분이 있다. 본 포스트모템을 재밌는 분위기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 라이터 분이라 그런지 질문에 대한 대답들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 중 직접적으로 시나리오 라이터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해주는 말을 올리고 이번 글을 끝맺는다. 

 

“시나리오 라이터를 지망하는 기획자는 기획서를 어떤 식으로 작성해는 게 좋을까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라고 하셨는데,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나리오 라이터 계열을 지망하시는 건 굉장히 좋은데요. 그런데 시나리오 라이터만 하겠다고는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고요. 글만 쓰는 사람이기는 힘든 게 사실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획자가 필요로 하는 역량이죠? 기본적인 엑셀 사용이라든지, 파워포인트이라든지, 게임 플레이라든지. 이런 걸 다 똑같이 해보시길 바라고요. 당연히 라이터 지원을 하시면 기획도 하시는데 라이터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더 유리하겠죠. 그러면 책도 많이 읽으시고, 너무 모범적인 답안이긴 한데요, 스토리텔링이 강화된 게임을 좀 많이 해보시길 말씀 드립니다. 그게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생각보다.